"상조업체 폐업과 함께 날아간 김옥자 할머니의 바람"
김옥자(74) 할머니는 홀로 산다. 서울 동대문 일대에선 ‘폐지 할머니’로 불린다. 영하의 날씨에도 굽은 허리 한 번 펴지 못하고 매일 신문과 상자를 줍는다. 10시간 이상 폐지를 주워 버는 돈은 하루 4000원 남짓. 끼니를 해결하기에도 부족한 금액이다. 기자를 만난 할머니는 “오전 내내 일하며 벌었다”며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돈을 꺼내놓았다. ...
... “편히 눈 감지는 못할 것 같네”
평생 함께한 남편의 마지막 가는 길마저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게 한으로 남아 이듬해 상조서비스에 가입했다. 관과 수의·꽃장식 등의 장례 절차를 포함한 380만원 짜리 상품이었다. 낮에는 건물 청소를, 밤에는 폐지를 주워 매달 8만원씩 상조업체에 돈을 냈다. 자신의 죽음만은 대비하자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렇게 3년여, 전화 한 통에 할머니의 바람은 산산조각이 났다. 가입했던 상조업체가 폐업했다는 소식과 함께 그간 납입금의 일부를 보상금으로 돌려준다는 내용이었다. “32만원 받아가라.” 3년간 쌓은 납입금은 288만원이었다.
“끼니를 거르고 난방비를 아껴가며 모은 돈이었는데 회사가 망했다니… 하나님이 나를 버렸다는 생각뿐이었지. 아마도 편히 눈을 감지는 못할 것 같네.” ...
[출처: 중앙일보] 상조의 배신…죽음 그 후가 더 두렵습니다
기사 전문 : https://news.joins.com/article/23313631